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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하드

CFA 시험 후기

아아 들리나요~(러프 마지막 장면 대사 차용)


금융계통으로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자격증이 CFA인데요. 

붙으면 웬만해서는 그 자체로 어느정도의 수입과 생활수준이 보장되는 CPA와는 달리 CFA 시험은 직장 경력에 첨가되는 양념같은 존재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자격증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단 이야기죠. 

뒤집어 말하면 잘 나가는 뱅커들은 이 자격증 없이도 잘 나갈 존재들입니다. 


단 한번의 낙방 없이 따다닥을 해도 3년이 걸리고, 대학 졸업자(혹은 예정자)가 아니고선 응시조차 불가능 한 시험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시험응시료 및 교재비로 거의 100만원씩 매년 들어가니 그것 또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요. 

동영상 강의라도 듣기 시작한다면 비용은 따블에 따따블로 늘어날 겁니다. Kaplan이라는 유명 학원 그룹의 CFA강좌는 20개 강의에 USD 1,350~USD 1,650을 받아 쳐먹는군요.



그럼 CFA가 되면 뭐가 좋으냐...

1) 명함에 새길수 있다.

2) 독한 놈이란 인상을 줄 수 있다.



금융권 종사자 명함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간판이 박사님, 변호사님, 회계사님, 씨퐈(라고 하지만 실제 요렇게 읽는건 아닙니다. 씨.에프.에이라고 읽죠). 요 네 개 정도로 제한되어 있는데 나이 서른...

머리는 굳어가는데 대학원을 가겠습니까, 신림동에 투신하겠습니까, 노량진으로 가겠습니까...딱 하나 남는 자격증이 요거였죠. 저한테는...



독한 놈과 관련해서는...어느 증권사/은행이나 쥬니어들은 고달프죠. 

한국, 일본 장이 열면, 곧 이어 중국이 장을 열고, 한국 장이 문을 닫으면 중국 장이 문을 닫을라고 폼을 잡음과 동시에 영국 장이 문을 열죠. 영국 애들이 점심먹으러 갈려고 할 때쯤 미국 애들이 출근합니다;;;

행여 일이라도 꼬일라치면 새벽 한시 두시까지 회사에 잡혀 있게 되지만, 제가 아무리 피곤하고 고달프더라도... 마켓은 또 아무일 없이 문을 엽니다. 퇴근이 몇 시였건 아침 장이 열리기 전까지 출근해야 한단거죠.



주말인들 평온할까요? 주중에 매일 할일을 하고, 주말에 마케팅자료 만들고, 리서치 자료 분석하다보면 가슴속에서 뭔가 울컥하는게 올라왔다 내려갔다 합니다. 내가 왜 이러구 사나...



아차. 넋두리 게시판이 아니군요; 여튼 그런 쥬니어 생활은 업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어느어느 회사의 쥬니어가 이번에 CFA시험 봐서 붙었대드라라고 하면 다들 첫 반응이 '독한 놈...'입니다. 

두 번째 반응은...'그 하우스 한가한가보지?' 정도겠네요.




글이 생각보다 길어지네요. 이쯤에서 절단하겠습니다. 

여유로울 때 다시 글 올립죠.



#2.

하루가 흘러 다시 점심시간, 조금 여유로워졌으니 하던 이야기 마저할까요?


그래서 씨퐈를 해,말어?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100% 주관적인 의견을 드리자면,


씨퐈를 해야할 사람


1) 금융권 종사, 비경영대 졸업자

업무를 통해 배우는게 많긴하지만 경험만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내기란 참으로 난해하고, 시간도 오래걸리죠.

10여개 과목들을 3년간 반복해서 공부함으로써 적어도 자신이 종사하지 않는 분야의 핵심 아이디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건 고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거 같아요


2) 국내파 외국계 금융권 종사자

한국어로도 잘 몰랐던 표현들, 씨퐈 교재에 다 들어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주인수권부사채. 아아. 한국말로 들어도 머리가 띵하네요.

이걸 영어로 표현하자면? 씨퐈를 공부하면서 영어표현이 좀더 '영어'스러워 진 것을 저도 느낍니다.


3) 금융기관 세일즈, 마케터

투자자들이 투자결정을 할 때, 세일즈와의 인간적인 친분 외에도 그 사람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다시 말하면 내 앞에서 설레발 치는 이 녀석이 유능한 놈인가도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는 고객들과 일하신다면, CFA 자격증이 제공할 수 있는 후광효과(!)는 아직 유효하다고 봅니다.


씨퐈를 안해도 되는 사람


1) 3차까지 마칠 각오가 없는 사람

1차, 2차만 통과해서는 아무것도 아닌 시험입니다. 극도의 수면부족에 시달리면서 3년간 죽었다 생각하고 공부할 각오가 없으면, 안하는게 좋음


2) 금융과 업무 연관이 없는 부서에서 근무하는 사람

제가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금융권에서 직장 경력이 만 48개월이 넘지 않으면 CFA 자격증은 안나옵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 근무하시면서, 주경야독하야 3차까지 패스하셨다. 별 의미 없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조업의 재무팀에서 근무하신다면 또 다른 이야기.


3) 완전 실력으로 결판이 나는 부서에서 근무하시는 분(eg. 트레이더)

트레이더는 중졸이건, 하버드 출신이건 아무 의미가 없는 분야죠.

매일매일 MTM으로 회사에 얼마나 돈을 벌어다 줬냐가 수치화되어서 눈에 보이는 부서입니다.

트레이더가 CFA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 뭔가 의혹의 눈빛을 받게 될 듯 하네요.

실력이 없다던가,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다던가...

쓰다보니 제가 지치네요. 읽으시는 분들은 오죽 지칠까하여 이쯤에서 매듭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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